믹스에 앞서 알아야 할 것
믹싱은 이미 녹음된 여러 악기의 소리를 조화롭게 잘 섞어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오디오 편집이나 믹싱을 통해서 음악적 실수나 피치, 박자 등을 상당히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보완이 불가능한 영역도 있다.
일단 녹음한 소스, 즉 원판이 좋아야 한다. 가능한 한 좋은 음악을 만들고, 가능한 한 좋은 연주를 하고, 가능한 한 좋은 음질로 녹음해야 한다.
믹싱 개념 알아보기
믹스는 녹음된 여러 악기의 소리를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청자가 감상할 수 있는 음원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여러 악기들이 녹음된 멀티 트랙을 스테레오 파일로 만드는 작업이다.
왜 믹스는 어려울까?
음악 믹싱 작업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거나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아직 소리를 듣고 구분하는 감각이 충분히 계발되지 않았으니 당연히 어렵다. 소리와 관련한 감각을 일깨우는 일이야말로 믹싱의 출발점이다. 소리를 듣고 구분하는 감각이 민감해질수록 녹음과 믹스도 잘할 수 있다.
감각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들어야 한다. 비판적인 관점에서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프로 표현되는 플러그인들이 등장하면서 소리를 듣기보다 눈앞의 그래프를 보는 일에 의존하는 경향이 생겼다. 인간이라 어쩔 수 없이 시각적인 부분에 먼저 반응한다지만, 음악 작업에서 시각적인 부분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없으면 조금 불편할 뿐, 믹싱을 하는 데 전혀 분제가 없다. 음악은 소리의 영역이다. 일단 들어야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시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청각보다 시각이 더 민감하다 생각해 청각 요소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청각은 시각만큼 민감하다. 작은 소리의 차이에도 사람들은 반응하며, 아주 미세한 음색의 차이도 감지한다. 아직 우리는 청각을 깨우지 않았을 뿐이다.
믹스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저 나보다 먼저 믹스를 시작했고 노력했으며, 고민하고 좌절한 경험이 많을 뿐이다.
좋은 믹스는 무엇인가?
멋진 사운드, 풍성한 음색, 화려한 보컬,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좋은 믹스라고 여겨지는 작업물에는 공통된 부분이 있다. 바로 음악을 살아나게 한 믹스라는 점이다.
좋은 믹스는 음악을 들리게 한다. 믹스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음악이 들릴 뿐이다. 마치 처음 녹음할 때부터 그렇게 녹음된 듯 들리는 것이다. 그에 반해 나쁜 믹스는 음악 감상을 방해한다. 음악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분명 믹스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좋은 믹스는 음악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좋은 믹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음악의 울림을 극대화한다. 마치 공연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고, 바로 옆에서 나에게만 속삭이는 듯 들리기도 하며, 뮤지션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믹스 작업을 잘하고 싶다면, 이런 느낌을 전달해 주는 곡들을 선택해 자세히 들어야 한다. 보컬의 음색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악기의 울림을 들어야 하며, 악기와 악기의 밸런스를 들어야 한다. 좋아하는 곡을 반복해서 듣고, 소리를 정확하게 알아채는 감각을 깨워야 한다.
청각을 단련하자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5cm쯤 되는 길이를 표시해 보자. 자신의 엄지와 검지로 5cm를 표시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어떻게 이 정도의 길이가 5cm인지 알 수 있을까. 바로 이것 때문인데 초등학교 때 이것으로 맞기도 하고 친구를 때리기도 했으며, 아주 가끔은 기특하게 공부에 이용하기도 했다. 이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다. 자에 있는 눈금의 정도를 우리는 대략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눈은 대강의 길이나 거리를 수치로 기억하고 있지만, 귀는 어떨까? 지금 듣는 음악에서 베이스기타와 피아노의 소리를 수치의 크기 차이로 구분할 수 있을까? 보컬은 피아노 소리에 비해 얼마나 클까? 보컬이 기타 소리에 비해 얼마나 더 밝을까? 아마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 눈은 대강의 길이나 거리를 수치로 기억하고 있지만, 귀는 어떨까? 지금 듣는 음악에서 베이스기타와 피아노의 소리를 수치의 크기 차이로 구분할 수 있을까? 보컬은 피아노 소리에 비해 얼마나 클까? 보컬이 기타 소리에 비해 얼마나 더 밝을까? 아마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믹스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어떻게 하면 소리와 관련한 감각을 키울 수 있는지 살펴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이용해 청각을 훈련할 수 있다. 이때는 음악 감상용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말고 DAW에 음악 파일을 불러와서 이용한다.
- 좋아하는 곡을 고른다. 이왕이면 드럼이 있으면 좋다. 보컬은 꼭 있어야 한다. 장르는 상관없다.
- 아무 생각 없이 해당 곡을 듣는다.
- 곡을 섹션별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인트로/1절/후렴 전 구절/후렴/간주 등등으로 말이다. 믹스를 자세히 들어보면 각 섹션의 악기 밸런스와 패닝, 음색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각각의 섹션에 나오는 악기를 섹션별로 적는다.
- 악기를 소리 크기에 따라 6단께로 분류한다. 1)이 가장 큰 소리, 6)이 가장 작은 소리다. (Daughter)의 인트로를 예로 들면 (1) 멜로디 기타, (2) 리듬기타 (3) 셰이크라고 정할 수 있다.
- 각 악기가 어느 위치에서 소리가 나는지를 표시한다. 왼쪽은 L, 가운데는 C, 오른쪽은 R로 표기한다. 조금 더 자세히 나눈다면 왼쪽 L, 왼쪽과 가운데 사이 LC, 가운데 C, 가운데와 오른쪽 사이 RC, 오른쪽 R로 표기한다.
곡을 각 섹션으로 나누고 섹션별로 4번, 5번, 6번 훈련을 해보면, 이전에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린다. 다양한 밸런스와 음색 변화, 즉 '믹스'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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