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레코딩시 어쿠스틱기타의 음색
사운드 홀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지판, 왼쪽은 브리지, 위쪽은 낮은 E 스트링, 아래쪽은 높은 E 스트링이다.
연주할 때 브리지 쪽에서 줄을 튕기면 단단하고 강한 음색, 즉 중음대가 부각되고 힘 있는 소리가 난다. 지판 가까이에서 연주하면 부드럽고 화사한 음색, 즉 고음대가 부각된다. 이와 비슷하게 마이크를 브리지 쪽이나 지판 쪽에 배치할 때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청중은 기타 소리를 마이크가 있는 위치에서 듣지 않는다. 하지만 마이크가 어쿠스틱기타의 소리를 받아들이는 거리는 상당히 가깝다. 일반적으로 약 30cm 내외다. 대부분 음원에 녹음된 기타 소리 역시 약 30cm 정도의 거리에서 녹음한다. 그러니 녹음 작업을 할 때는 약 30c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악기 소리를 들으며 실제 녹음할 소리를 미리 귀로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마이크를 설치할 자리에서 한쪽 귀를 막고, 다른 쪽 귀로 악기 소리를 들어보면서 녹음할 소리를 미리 확인해 보도록 하자. 마이크 위치가 변하면 악기의 음색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별견할 수 있다.
●나쁜 마이크 위치
마이크를 놓지 말아야 할 위치를 먼저 알아보자. 나쁜 우치만 피하면 그래도 쓸 만한 기타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돈과 시간과 열정을 쏟아 열심히 녹음한 소스를 쓸 수 없다면, 그것만큼 속상하고 아쉬운 일도 없다.
아주 마음에 드는 연주를 녹음했는데, 단지 음색 때문에 쓸 수 없다면 너무나 가슴 아픔 일이 될 것이다. 연주를 똑같이 재현하고 녹음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녹음 작업을 할 때 추구하는 소리는 저음과 중음, 고음이 고르게 있는, 즉 풍성한 소리다. 폭넓은 주파수 대역이 균형 있게 존재하는 소리를 녹음하도록 하자.
- 사운드 홀사운드 홀은 기타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을 한다.
기타 통에서 증폭된 소리가 사운드 홀에서 나오며 또한 공기 진동을 유발해 저역대의 진동을 활성화한다. 저역대의 진동이 증폭된 소리는 더 멀리 전달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운드 홀은 마이크를 설치하기 좋은 위치가 아니다. 저역대가 아주 강하게 발생하므로 상대적으로 고음이 약하게 들리고, 이로 인해 상당히 둔하고 무거운 음색이 난다.
- 지판 위
화사한 기타 소리를 추구하다 보면 마이크 위치를 좀 더 오른쪽으로 옮기게 된다. 하지만 어쿠스틱기타의 울림은 지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타 통에서 만들어진다. 녹음 작업에서 추구하는 소리는 저음과 고음의 균형이 잘 잡힌 소리다. 지판 위에 마이크를 두면 줄이 떨리면서 내는 소리를 잘 녹음할 수 있지만, 손이 움직일 때 생기는 핑거 노이즈도 많이 발생한다. 밝은 소리를 얻으려고 마이크 두 개를 사용할 때, 마이크 하나를 지판 위에 두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마이크를 하나만 사용할 때는 지판 위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일을 피한다
- 엔드핀
기타 줄의 밝은 울림이나 핑거 노이즈를 피해서 왼쪽으로 마이크를 옮기다 보면 브리지를 넘어 아주 왼쪽으로 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기타 줄의 밝은 진동에서 점점 더 멀어져 부드러운 음색이 되고, 기타 통의 울림을 녹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역대가 부족해져 상대적으로 중 저역대가 부각된 음색이 된다.
물론 이퀄라이저로 어느 정도 음색을 바꾸는 작업이 가능하지만, 수정할 수 있는데도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고역대를 줄이거나 없애기는 쉬우나, 없는 고역대를 살리는 일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브리지에서 너무 왼쪽, 즉 엔드핀 End Pin 쪽에 마이크를 설치하면 핑거링이나 스트리밍을 할 때, 손가락이나 피크의 타격감 있는 소리를 놓치게 된다. 이를 이퀄라이저로 다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마이크 위치
일단 나쁜 마이크 위치를 피했다면, 녹음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당연한 말이지만 완성도 있는 앨범을 만들려면 좋은 녹음 소스가 중요하다. 좋은 소리, 즉 고음, 중음, 저음의 밸런스가 좋으면서도 음악에 잘 어울리는 소리를 찾아야 한다.
전문 녹음실의 경우, 방음과 차음이 좋아 마이크를 멀리 둬도 노이즈 같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홈 레코딩 작업을 한다면, 여러 가지 이유로 악기 가까이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 12번째 프렛에서 연주자의 줄을 튕기는 손을 바라보는 위치
지판 12번째 프렛에서 약 30cm 정도 떨어진 곳에 마이크를 둔다. 이때 마이크는 연주자의 오른손을 바라보게 한다. 이 위치에 마이크가 있어야 어쿠스틱 기타 전체의 울림과 줄의 울림을 균형감 있게 녹음할 수 있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상당히 균형 있는 소리가 녹음된다. 좀 더 중 저역대가 필요하면 마이크를 살짝 사운드 홀 쪽으로 옮기고, 고역대를 부각하고 싶으면 11번째 프렛이나 10번째 프렛 쪽으로 마이크를 옮긴다. 이처럼 약간씩 위치를 바꿔서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찾도록 해보자. 마이크와 기타 사이의 거리를 조절해서 저음의 정도를 바꿀 수도 있다. 스트리밍이나 핑거링 스타일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팁이다.
- 사운드 홀 위쪽, 어퍼 바우트 쪽에서 연주자의 줄을 튕기는 손을 바라보는 위치
좀 더 균형감 있으면서 저음과 힘이 있는 소리를 원한다면 사운드 홀 위쪽, 어퍼바우트 쪽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는 위치에 마이크를 두는 것이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음 스트링이 위쪽에 있기 때문이다. 핑거링 스타일의 연주에서 베이스 노트를 부각하는 데 잘 활용할 수 있다.
- 사운드 홀 아래쪽, 브리지 약간 뒤, 로어 바우트 쪽에서 연주자의 줄을 튕기는 손을 바라보는 위치
지판에서 나는 핑거 노이즈와 고역대의 음색을 피하고 싶다면 사운드 홀 아래쪽 브리지 약간 뒤, 로어 바우트 쪽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는 곳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연주자의 왼손 노이즈를 상당히 줄일 수 있고, 줄의 울림보다는 기타 통의 울림이 많이 녹음된다. 이때 음색은 부드럽고 중역대가 부각된다. 마이크가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연주자가 쥴을 튕기는 타격감은 잘 수음된다. 핑거링 스타일의 연주에서 좀 더 부드러운 음색을 원할 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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